루퍼트 머독 (Rupert Murdoch) 뉴스 코퍼레이션 (News Corporation) 회장이 구글에 으름장을 놓았다 한다. 자신이 소유한 월스트리트저널 (Wall Street Journal)의 기사들을 구글(Google)에서 볼 수 없도록 하겠다고 말한 것이 화재가 되었는데, 구글을 마치 자신들의 소중한 콘텐트를 빨아 먹고 사는 기생충에 비유한 것이다.
사실 어느 웹 서비스이던 간에 원치 않으면 구글 크룰러를 막아 둘 수 있다. 그건 서비스 운영 주체의 자유이다. 구글은 열어두라고 강요하거나 강제한 적은 없을 것이다. 국내에서도 네이버의 지식인 서비스를 구글에서 검색되지 않게 막아둔 것에 대해서 설왕설래가 있었지만, 네이버는 자신(?)의 콘텐트가 다른 곳에서 보여지기를 원치 않았기에 애초부터 막아 둔 것이며, 구글은 좋은 콘텐트가 보다 광범위하게 검색되어 보여질 수 있으면 서로 좋을 텐데 왜 막고 있느냐는 정도의 의견이다.
월스트리트저널 전체 트래픽 중, 1/4 가량이 구글로부터 발생한다고 하는데 저 용감한 발언의 저의는 무엇일까? 그간 잘 써먹다가 미디어 소비 시장의 대세가 기울어 가는 모양새를 보고 괘씸히 여기어 분노하고 있는 걸까?
한간에 기자들이나 언론계의 일부에서는 포털로 인해 감소한 수익 구조에 대해 개탄하고 포털을 적대시 하는 경향을 가지고 있는 분들도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싸워봤자 결과는 불 보듯 뻔할 것이다. 선례가 있다. 음반 시장이 무너졌다고 개탄하는 저작권 협의의 무능했던 행정 책임자들과 다를 바가 없는 태도이다. 대형 마트의 등장으로 수 많은 도소매상들이 눈물을 삼켰던 과거도 있었다. 물론 불가항력적인 횡포 또한 존재했다는 점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지만, 무방비에 속수무책이었다. 단 하나의 준비도 없었기에 동정할 뿐, 도와줄 방법이 없었던 것이다.
동일한 방법으로, 유통 채널을 쥐는 곳이 승리한다는 시장 원리를 알았다면, 그간 별다른 어려움 없이 독과식했던 보도 채널의 시장 판도 변화를 직시하고, 이에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방법을 열심히 연구했어야 했다. 안주하고 있음에 조금씩 갉아 먹혀가는 기득권이 아까운 것일 수도 있다. 그들은 아무런 연구도 노력도 기울이지 않았던 것 같다.
처음에는 자신들의 서비스와 콘텐트를 돈도 받지 않고 노출 시켜줄 수 있는 구글이나 네이버 따위가 생기는 것을 보며 애쓴다 했겠지만, 지금은 자신들이 생각하지도 못한 방법으로 돈을 벌고 있는 모습을 보니 배가 아픈 모양새로 밖에는 해석이 안 된다. 여기에 더해, 새로운 방법으로 소비자들에게 접근하고 있는 미디어 채널의 변화를 바라보며 벌면 얼마나 벌겠어 라는 생각이 틀렸음을 알고 또 한 번 발끈했을 것이다.
여기서 기존 언론 매체의 안이함을 비판하기는 했지만, 미디어 채널을 타고 흐르는 콘텐트라는 물줄기가 새로운 국면으로 재편될 수 있다는, 즉 시장경제의 논리적인 방향으로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도 있을 것 같기는 하다. 구글의 최대 견제 세력인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와의 결탁설이 이를 반증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검색 서비스인 빙(Bing)에만 콘텐트를 독점 공급하겠다고 나설 수도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 있게 이야기되고 있으며 그로 인해 얻을 수 있는 커미션(?)이 새로운 이익을 창출해낼 수단이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후발 주자이며, 어떻게 해도 이길 수 없었던 구글 검색 서비스를 따라잡아 보겠다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야심이 머독의 이해 관계와 맞아 떨어졌을 지도 모르는 것이다.
New York Post, Fear Grips Google
그렇다면 이 대목은, 앞서 이야기했던 시나리오와는 조금 다르게 해석이 가능하다. 전통의 언론사가 구글에 내린 선전포고라기 보다는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의 채널 지배력을 두고 벌이는 한 판 전면전이 될 가능성이 더욱 크다. 어찌 보면 머독은 정말 영민한 사람인지 모르겠다는 생각도 든다. 손 안 데고 코 풀 수 있는 능력의 소유자?!
콘텐트를 가지고 있는 세력과 그 유통 채널을 가지고 있는 세력간의 싸움은 과거에도 있었으며, 현재에도 그 시장 원리와 사례는 유효하게 흘러가고 있다.
미래를 읽고 대안을 만들어 둔 자만이 자신을 지킬 수 있는 것이다. 쉴 틈 없이 발전하는 세상을 바라보며 정신 없다 하겠지만 어쩔 수 없지 않은가? 과연 누가 웃고 누가 울 것인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나로써도 이런 단상을 늘어 놓을 뿐 그 속을 알 길이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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